임신 중 약 복용은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잘못된 약물 복용은 유산, 기형, 조산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임신 중 호르몬 변화와 신체적 변화로 인해 평소보다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인 통증이나 감기 증상에도 약을 복용하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반드시 ‘먹어도 되는 약’과 ‘피해야 할 약’을 구분하고,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복용하는 것이 안전한 임신의 시작점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임산부가 약 복용 시 주의사항과 먹어도 되는 약과 반드시 피해야 할 약 그리고 실제 사례를 통해 안전한 복약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먹어도 되는 약 종류
임신 중에도 어쩔 수 없이 약을 복용해야 할 상황은 생깁니다. 두통, 감기, 소화불량, 변비, 철분 부족 등 다양한 증상이 산모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상들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약들이 일부 존재하며 이들은 국내외 의료기관에서도 복용을 허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안전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예: 타이레놀)입니다. 이는 2025년 기준 미국 FDA에서도 B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국내 병원들에서도 대부분 임신 전 기간 동안 사용이 허용됩니다. 단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지 말고 반드시 정해진 용량을 지켜야 합니다. 과다 복용 시 간 독성의 위험이 있으므로 하루 3회, 500~650mg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엽산, 철분, 비타민 D, 칼슘 등 임산부를 위한 필수 영양제입니다. 이들은 약이 아니라 건강보조제에 가깝지만 태아 발달과 산모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로는 ‘복용 필수 약’에 해당됩니다. 특히 엽산은 신경관 결손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임신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철분은 임신 중기 이후 필요량이 증가하므로 병원 진단에 따라 보충제를 시작하게 됩니다.
제산제나 변비약도 많은 산모들이 자주 접하는 약입니다. 속 쓰림, 소화불량, 변비는 임신 중 호르몬 변화와 자궁의 압력 증가로 인해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럴 때 마그네슘 수산화물이나 알루미늄 수산화물 성분이 포함된 제산제 락툴로오스나 마그네슘 하이드록사이드 성분이 함유된 완화제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복부 팽만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항생제 중에서도 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 계열은 안전한 편에 속합니다. 감염이 심할 경우에는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므로 이런 항생제는 의사 처방 하에 복용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어떤 약이든 임신 주수(초기, 중기, 후기)에 따라 복용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이라도 자의적으로 장기 복용하거나 권장량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병원 진단과 함께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하며 주변의 사례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한 자의적 복용은 절대 금물입니다.
피해야 할 약
임신 중 피해야 할 약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일부 약물은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거나 사산, 유산, 조산 등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정보가 필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금기 약물은 이부프로펜, 아스피린, 나프록센 등 NSAIDs 계열의 해열·진통제입니다. 이 약물들은 임신 후기(28주 이후)에는 태아의 심장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치며 조산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어 사용이 금지됩니다. 게다가 양수 감소 및 태아 신장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은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로 분류됩니다. 2025년 기준 국내 식약처와 FDA 모두 ‘X등급’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임신 중 혹은 임신 계획 중인 여성은 반드시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기형 유발률이 매우 높고 신경계, 안면, 귀 구조 이상 등 심각한 태아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중 테트라사이클린 계열도 피해야 합니다. 이 계열 약물은 태아의 치아 변색과 골격 성장 지연을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임신 중기 이후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기약에 포함된 슈도에페드린, 페닐에프린, 덱스트로메토르판 등의 성분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슈도에페드린은 혈관 수축 작용으로 태반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태아의 성장 지연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습관성으로 복용하거나 임신 초기 복용 시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항우울제, 수면제, 항불안제, 항경련제 등 정신과 약물도 대부분 주의가 필요하며 임신 중 갑작스럽게 복용을 중단하거나 지속하는 것 모두 위험하므로 반드시 전문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대체 약물이나 감량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 외에도 한약, 생약제, 다이어트 보조제, 고함량 카페인 음료 등은 과학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복용을 피해야 합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 가능한 건강식품이나 수입 영양제는 허위 광고가 많고 일부는 임산부에 위험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성분을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합니다.
임산부 약 복용시 주의사항
2025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임신 중 약물 이상반응 사례는 전체 산모의 6.3%에 달하며 이 중 58%가 ‘처방 외 복용’ 또는 ‘인터넷 검색 후 자의적 복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 중인 초산모 박 모 씨(35세)는 임신 10주 차에 두통이 심해 편의점에서 구입한 복합 감기약을 복용했습니다. 해당 약에는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후 진료를 통해 태아의 성장 지연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초기 대응이 빨라 큰 이상은 없었지만 이후 복약에 대한 트라우마로 스트레스를 겪기도 했습니다.
반면 둘째를 임신한 직장인 산모 이 모 씨(38세)는 임신 초기에 철분과 엽산을 꾸준히 섭취하고 감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도 병원에서 진료 후 타이레놀만 복용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임산부가 약을 무조건 피하는 것도 위험하다"며 적절한 약은 오히려 태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씨는 임신 기간 동안 빈혈도 없고, 아기도 정상 체중으로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 모든 약은 의사 진단과 상담 후 복용할 것
-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도 임신 주수에 따라 복용 조건이 달라질 수 있음
- 영양제도 과다복용은 위험하므로 복용량을 철저히 지킬 것
- 통증, 감기, 불면증, 소화불량 등 증상이 있을 때는 자가복약 대신 병원을 찾을 것
또한 요즘은 병원에서 약물 복용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산모 전용 약물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부담 없이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 약 복용은 단순한 증상 해결을 넘어 태아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먹어도 되는 약과 피해야 할 약의 구분은 의료 전문가의 조언 없이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복약 전에는 반드시 진료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안전한 약이라 하더라도 복용량, 복용 기간, 주수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을 이해하고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 임신 중 증상이 있을 때는 인터넷이나 지인의 조언보다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고 건강한 출산을 위해 올바른 복약 습관을 가지시길 바랍니다.